삼복더위 식혀주는 구례포

 

1. 피서길

올여름은 유난히 무덥고 비가 많이 온다. 그래도 비 오는 날은 견딜만하지만 밤이면 열대야가 계속된다. 잠 못 이루는 밤, 에어컨을 켜보지만 여의치 않다. 한동안 카메라를 접었더니 녹쓰는 것 같고 안면도 갯벌을 탐사하고 저녁에 구례포 촬영계획을 세우고 가방을 챙겨 아침 일찍 길 떠날 준비를 하였다. 내자가 따라 나선다. 말동무가 되니 심심치 않아 함께 떠났다.

 

 [사진1] 구례포의 반달 19:15 Canon Digital 20D 17mm F 8  1/30

 

피서 철에는 길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의왕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려다 잘못 들러 경기내륙도로로 다시 올라왔다. 발안 IC에서 서해안 고속도로에 올라서니 이미 정체는 매송에서부터 시작되었다니 오히려 다행이었다. 10시경 안면도에 도착하니 조구널 갯벌은 안개 필 때만 못하다.

점심은 간판이 먹음직하여 안면읍 게 요리집을 찾았다. 게장백반이 1인분 2만원인데 2인분을 주문하고 기대와 군침을 삼키며 상을 받고 보니 빈약하기 짝이 없다. 원래 강원도 충청도 요리 잘못하기로 유명하지만 가격에 비해 너무한 것 같다. 노점에서 수박을 사고 송림을 찾아 나섰다. 음식은 그져그래도 태안반도의 비경은 오고 또 와도 마음을 포근하게 않아준다. 안면도에는 소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우리는 숭언리 송림에서 뜨거운 한낮 오수를 즐겼다. 사진가들은 낮에 사진이 안 되니 한가한 시간이다. 열이 식어 방죽을 둘러보고 구례포로 향하였다.

 

 2. 안뫼 명승지를 찾아

오늘 안뫼 촬영의 포인트는 해질 무렵 그리고 일몰직후의 점경이다. 안뫼의 기암과 곡선형 해안선은 물이 들어올 때 해가 떨어지면 환상적 수채화를 만들 수 있다.

태안읍을 지나 구례포에 도착하니 해수욕장 주변으로 차들이 길을 메우고 있다. 안뫼에 들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피서 한창일 때는 촬영을 나오지 않아 구례포가 이렇게 인파로 절정일 줄은 몰랐다. 차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니 다행히 안뫼는 공간이 있었다.

아직 일몰까지 2시간이 남았으니 우리는 돗자리를 펴고 피서객들을 구경하면서 휴식을 취하였다. 간조가 한참 지났는데 백사장은 물이 저 멀리 빠져있다. 땍볕에서 사람들은 살이 벌겋게 익었는데도 여름바다를 즐기고 있다. 나도 젊어서는 저 바다에 몸을 던지고 여름을 만끽하던 때가 엊그제 같았다. 요즘은 일주가 하루 같고 일년이 한달 같다. 전장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낙은 하루가 여삼추(如三秋)라 하였는데 기다리는 사람 없고 해 놓은 일 없이 장년기를 훌쩍 넘은 이 들의 마음이다.

 

 

                         [사진2] 구례포의 노을 19:25 Canon 20D 17mm  F22  1/8

 

시간이 많아 젊음에 젖어있는데 난데없이 안개가 모여든다. 이때는 오히려 안개가 반갑지 않다. 물이 들어오면서 해안선의 모양을 만들고 있는데 안개가 동산을 가리니 오늘도 빈손으로 돌아가는가 싶다. 어느덧 안개가 걷히면서 해는 지고 하늘이 붉게 물든다. 구름이 적고 물이 더 들어왔으면 안성맞춤이련만 아쉬운 대로 몇 컷 눌렀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교육목적상 화면에 올려본다.

 

                     [사진3] 구례포의 박모 19:40 Canon 20D 40mm  F16  1초

 

 3. 촬영 메모

일몰 직후 박모(薄暮)경, 바위를 휘감는 파도를 장 노출하면 환상적 작품을 얻을 수 있다. 구도는 바위에 파도가 일렁이는 해안선을 따라 구성하며 그러려면 파도가 좀 있어야한다. 촬영시간대는 일몰 후 30분경,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랗다. 이때가 적기이다. 파도가 높은 날은 일기가 안 좋으니 이런 시기를 선택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더욱이 멋있는 바위를 끼고 있는 굴곡의 해안선은 우리나라에서 그리 많지 않으니 작품을 구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노출은 카메라 노출 지시대로 촬영하면 되나 파도가 바위를 휘감는 모습을 잘 표현하려면 1초 정도가 적당하다. 조리개는 피사체를 카버 할 수 있을 정도의 심도 내에서 구하면 된다. 환상적 분위기를 얻으려면 1스톱 부족촬영하고 증감현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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